무안 청계에서 국내산 천일염을 가공해 '키 파워 오리진'이라는 상표로 전량 일본에 수출해 온 청수식품은 지난해 11월 일본 바이어로부터 납품된 제품에서 이산화황이 규정치 이상으로 검출돼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다.

다행히 이산화황이 인위적으로 첨가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져 몇 달 만에 수출이 재개될 수 있었지만 청수식품은 규격화되지 않은 원료로 큰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 박우량 신안군수(앉아서 소금을 담는 사람)와 공무원 등이 서울시민들에게 소금을 직접 담아주고 있다.     ©신안신문

신안 임자면의 한 소금 가공업체도 원료인 천일염 때문에 매년 수천만원의 손실을 떠안고 있다. 자연조건에 따라 천일염의 크기나 맛, 색깔 등 제품의 질이 달라지는 데다 생산자들이 포장단위를 30㎏짜리 포대만을 고집하고 있어 재포장 비용으로 나가는 손실도 엄청나기 때문.

이 업체 정승원(43) 대표는 "국산 천일염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품질의 규격화와 함께 소비자가 원하는 형식으로 포장단위도 바꿔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맛ㆍ크기 '그때그때' 달라생산 여건 따라 색깔 등 품질 큰 격차
전남산 천일염이 생산 여건상 규격화되지 않으면서 부가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광물로 취급받던 식품화 이전에는 이물질이나 수분, 염도, 입도 등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식품으로 인정받은 지금은 식품 제조업체나 가공업체, 가정 등에서 직접 사용이 가능하게 되면서 미세한 규격 차이가 제조나 사용상 여러 가지 문제를 만들면서 판로 확대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 신안에서 천일염을 가공하는 A업체의 경우 정제염을 주로 사용하는 모 대기업에 전남산 천일염을 납품하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를 했지만 그날그날의 자연 조건에 따라 크기나 맛, 색깔 등 제품의 질이 달라지는 천일염의 특성 때문에 대기업이 요구한 납품조건을 맞출 수 없어 결국엔 납품을 포기하고 말았다.

A업체 관계자는 "우수한 천일염 원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분(간수) 제거와 이물질 선별이 필수"라며 "대다수 생산 현장에 이 같은 시설이 없어 재작업을 위한 추가비용이 들 뿐 아니라 부가가치마저 떨어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정말 좋은 품질의 소금은 4~9월 사이, 기껏해야 100일동안 나오는 소금이지만 생산량에 의존하다 보니 3월부터 시작해 지금까지도 소금을 생산하는 업체가 있을 만큼 품질관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런 관행이 결국엔 전남의 전체 소금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30㎏ 포대 고집…소비자 위주 개선을

포장단위도 개선돼야 할 요소다.
 
과거와 달리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도 사용하기 쉽고 간편한 제품을 선호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대다수 생산자들이 자기편의 위주로 균일한 포장(PP포대 30kg)으로만 공급하면서 실제 소비자들이 보관이나 사용이 쉬운 규격화된 정제염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한염업조합 관계자는 "천일염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생산 시기나 품질별로 분류한 다음 일정기간 숙성과정을 거쳐 수분과 염도 및 입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저장시설 확보가 가장 시급한 사업"이라면서 "이물질 제거를 위한 자동화와 균일한 입자 조절을 위한 분쇄 등이 가능한 종합적인 처리시설을 설치해 규격화된 제품을 출하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신안신문(http://sanews.co.kr) =전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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