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염동연(廉東淵.광주 서구갑) 의원이 30일 "중도개혁 통합신당 건설과 새로운 대안세력의 정권 창출에 정치생명을 걸겠다"며 탈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지난 29일 당 중앙위의 당헌개정안 의결로 주춤하는가 싶었던 연쇄탈당 움직임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염 의원에 이어 김한길 원내대표와 강봉균(康奉均) 정책위의장, 박상돈(朴商敦) 의원 등 통합신당 강경파 의원들의 `탈당 불가피' 주장이 계속 이어지면서 빠르면 금주말께 집단 탈당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염 의원은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서를 통해 "이윤을 창출하지 못한 기업이 파산의 운명을 피할 수 없듯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정당은 소멸의 길을 갈 수 밖에 없다"며 "수차례의 보궐선거와 지난 지방선거에서 확인됐듯이 국민은 우리당에 퇴출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문하고 중도개혁주의 정치세력, 양심적 시민사회세력, 건전한 전문가 그룹이 제3지대에 모이는 통합신당 건설을 주장했다.




염 의원은 "저는 우리당 실패의 책임을 물어 스스로를 해고하고자 한다"며 "제가 선택한 이 길이 잘못된 길로 판명되고 저의 정치적 소신이 국민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한다면 스스로 정치를 떠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날 임기종료를 맞은 김한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어제 중앙위에서 당의 진로에 대한 절차적 난관을 넘어섰는데 본질적 문제에 대한 고민은 충분치 못하다"며 "국민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변화가 과연 우리당 중심의 변화인 것인지 알아봐야 한다"며 중도파와 사수파가 주장하는 `우리당 중심의 질서있는 통합론'을 비판했다.




강봉균(康奉均) 정책위의장도 "새로운 메시지를 던지는 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질서있게 신당을 만든다고 해서 많은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노웅래(盧雄來) 공보담당 부대표는 당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을 통해 "민심이 떠난 상황에서 우리당을 일시적으로 봉합하려는 시도는 또 다른 소모적 논란과 분열을 낳을 뿐"이라며 "뼈를 깎는 아픔이 있더라도 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대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돈(朴商敦)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 중앙위의 당헌개정으로 열린우리당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사실상 통제하고 있고 핸들링하기에 달려있는 정당임이 역설적으로 증명됐다"며 "20명이라도 나갈 가치가 있다"며 집단탈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지금 다들 여당 프리미엄 누리면서 대충 뭉개자는 식의 안이한 상황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나는 조용히 떠날 것"이라며 탈당 결행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와 관련, `희망21' `민평련' `실사구시' 안개모, `국민의 길' 등 신당파 5개 모임 소속 간사의원 7명은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반면 중도파와 사수파 의원들은 탈당 의원들을 비난하면서 중앙위 결정으로 인해 연쇄탈당 움직임이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기선(裵基善) 의원은 SBS라디오에 출연, "탈당한다고 누가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금은보화를 쌓아놓고 기다리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집권여당의 위기 속에서 자기 살자고 몸부림 쳐서 국민들의 요구에 답할 수 있을지 냉정하게 판단할 부분이 있다"며 탈당의원들을 비난했다.




한편 `탈당 5호'인 염 의원의 탈당으로 열린우리당의 의석은 134석으로 줄어 한나라당(127석)과의 의석 격차가 7석으로 좁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