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영암군 대불국가산단 내 원당중공업 폭발사고 현장     © 편집국

 
전남 영암군 대불산단 내 원당중공업에서 발생한 가스폭발 사고가 예고된 인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전남 서남지역지회가 지난 1일 해당 조선소 책임자의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펼친데 이어 전문가들은 현 조선소들의 안전관리 시스템 상 언젠가는 터질 사고였다는 지적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조선소들이 가스 탐지기의 설치나 작업 전 가스탐지, 가스 호스 연결관 점검, 작업 후 가스 밸브 잠금 등 작업장에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안전수칙들을 당연하다는 듯 무시한 채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용접 교육 전문가 A씨는 “많은 조선소 현장을 접해봤지만 아직 안전관리 사항을 정확히 준수하는 작업장을 본적이 없을 정도로 조선소들의 안전의식은 형편없는 수준이다.”고 지적하며 “이번 사고가 발생한 공장도 단지 운이 없었을 뿐 안전의식 체계적 보완이 되지 않는 이상 다른 공장들도 이와 같은 사고를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전남 서남지역지회가 지난 1일 해당 조선소 책임자의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편집국

또 다른 용접 교육 전문가 B씨는 “사고가 발생한 후 항간에서는 LPG가스 사용의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LPG외에 사용할 수 있는 에틸렌, 아세틸렌도 이번 사고처럼 밀폐공간일 경우 오히려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고 에틸렌을 사용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는 지적은  조선소의 수익구조를 전혀 고려치 않은 것”이라며 “사실상 현 조선소들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관리자들의 안전의식 결여다. 지금도 거의 모든 현장에서는 가스호스를 안전수칙을 전혀 고려치 않은 채 연장시켜 사용하고 있고 연장한 호스에서 가스가 새어나오는데도 그냥 작업을 하기도 한다.”며 조선소 내에 팽배한 안전의식 결여를 꼬집었다.

실제로 이번사건을 수사 중인 영암 경찰에 따르면 전날 현장 근로자가 작업 후 용접용 가스 밸브를 잠그지 않아 가스가 블록 내부에 퍼져 있었지만 가스를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사고 당일 그대로 작업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장 관리·감독도 부실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작업자들은 블록에 들어가기 전부터 작업 관리자에게 “가스 냄새가 난다”고 말했으나 적절한 후속 조치가 없었고 냄새를 참고 블록 안으로 진입해 용접 작업을 시작하자마자 굉음과 함께 폭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누출된 가스를 빼내는 블록 내 환풍기도 제대로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의 한 작업자는 “작업 시작 전에 가스를 충분히 환풍기로 배출하기만 했어도 이번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암경찰은 지난 1일 국과수, 산업안전 관리공단, 노동청과 합동으로 가스 폭발사고가 발생한 원당중공업에서 감식작업을 하고 원당중공업과 협력업체 민주 이엔지 관계자 등 4명을 불러 이틀째 가스 누출 여부, 안전 규정 등을 제대로 지켰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안전규정을 위반하거나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들을 처벌할 방침이다.

한편 전남 영암군 삼호읍 대불산단 내 원당중공업 1공장에서 지난달 31일 오전 8시 9분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폭발사고가 발생, 2명이 숨지고 9명이 중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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