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55세)께서 퇴행성 고관절염으로 힘들어하십니다. 오른쪽 다리가 땡긴다 하시고 앉았다 일어설 때면 골반 쪽에 통증이 심하신데 날씨가 서늘해지니 통증이 더욱 심하시고 밤잠도 설치시고 안 되겠다 싶어 모시고 오게 되었어요. 아직 젊으신데…….” 어머니 k씨와 함께 내원한 l씨(26)의 말이다. 

 퇴행성 고관절염은 노화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단순히 노화 때문에 퇴행성 고관절염이 심해지는 경우는 별로 없다. 자연적인 연골의 노화에 의해 발생하는 것을 원발성이라 하고, 일차적인 질환이나 변형 등에 의해 관절연골의 마모가 생기는 경우를 속발성이라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속발성이 대부분이다.

증상은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서거나 걷기 시작할 때 통증이 느껴지고 잠시 걸으면 통증이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차가운 곳에 있거나 추운 날에는 통증이 심해지는데 초기에는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쉬면 낫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의 빈도가 잦아지고 움직임이 점점 어려워진다. 보통 원발성은 병의 진행 속도가 느리지만 속발성의 경우는 진행 속도가 빠르다.

노화로 인한 경우는 나이 65세가 지나면 무릎관절에 이상을 알리기 시작하여 70줄에 들어서면 고관절에 퇴행성 염증이 일어나 통증이 심해지면 결국 수술을 해야 한다. 따라서 먼 장래의 고관절 부위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평소에 조금씩 운동 등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황금 곰' 으로 불리 우는 골프 황제 잭 니클라우스 역시 고관절로 수십 년간 고생한 사람 중 하나다. 고관절은 어깨 관절에 이어 우리 몸에서 두 번째로 운동 범위가 큰 관절로, 걷거나 뛸 때 체중을 받치고 하중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고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보행에 큰 불편을 겪게 되어, 18홀 라운딩 시 평균 7km를 걷거나 서 있어야 하는 골퍼로서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질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대체 수술을 받은 잭 니클라우스가 골프의 황제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매일 매일의 꾸준한 운동이었다. 그는 일주일에 3회씩 규칙적인 트레이닝을 했고, 매일 1시간 30분 씩 체조와 운동을 병행했다.

퇴행성고관절염의 경우 증세가 빨라지는 것을 감안해 통증이 심하지 않더라도 수술을 권한다. 수술은 뼈 성형술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뼈 성형술은 대퇴골두 또는 골반 끝을 잘라 그 위치를 바꾸어 비교적 건강한 관절연골로 체중을 지탱하는 면적을 넓혀주는 수술이다. 수술 시기를 놓치게 되면 인공관절치환술 밖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증상이 있으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염 환자의 경우 고관절에 부담을 주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체중을 가볍게 유지하고, 산이나 비탈진 곳,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은 삼가야 하며 에어로빅이나 달리기 등도 피해야할 운동이다. 관절이 심하게 아프고 부을 때는 고단백, 고칼로리 음식을 먹으며 통증이 사라지고 부기가 없어지면 저단백, 저칼로리 음식이 좋다. 관절에 도움을 주는 식품은 생선류가 꼽힌다. 고관절염 역시 관절염의 하나로 이런 점에 주의해야 한다.

고관절 부위는 수술이 비교적 어려운 분야 중 하나이므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규칙적인 운동으로 퇴행성 염증을 막을 수 있도록 평상시 관리하는 잘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 신승엽 연세사랑병원 과장     ©

도움말_ 신승엽(연세사랑병원[강남점] 인공관절센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