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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하다~ 신안인의 저력..!
장병호 신안 안좌중학교 교장
장병호 교장
 


지난 9월 학교에 부임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교생이 야영수련을 가게 되었다. 지리산 기슭에 있는 학생수련장으로 장소를 정했는데, 학생 수가 그리 많지 않다보니까 다른 지역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활동하게 되었다.

수련장으로 가면서 나는 걱정을 하였다.

혹시 우리 아이들이 다른 곳 아이들과 충돌이나 생기지 않을까. 또 섬 출신인데다가 인원수도 적기 때문에 육지 아이들의 기세에 밀리지나 않을까. 저쪽 학교의 학생 수는 우리보다 갑절이 넘는다고 했다.

그런데 2박 3일간의 수련활동을 지켜보니 그것은 순전히 나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우리 학생들에 대한 대견스러운 마음이 벅차오를 뿐이었다.

아침체조 시간의 일이다.

지도관이 아이들에게 앉았다 일어나기 동작을 시켰다. 그런데 동작을 제대로 취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어 벌칙이 10회씩 추가되다보니 결국 70회까지 늘어나고 말았다. 벌칙이 거듭되자 결국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하나둘씩 이탈자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도관은 그 아이들을 운동장 가로 나가서 쉬도록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탈락하는 아이들이 모두 저쪽 학생들이 아닌가. 우리 학생들은 누구 하나 요령을 피우는 일이 없이 끝까지 훈련을 받아내는 것이었다. 이 친구들이 여간내기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 학교 대항으로 미니올림픽이 벌어졌다. 두 학교의 학년별 남녀 대표끼리 허리 줄다리기를 하는데, 우리 학생들 모두가 월등한 힘으로 그들을 제압해버리는 것이 아닌가.

특히 학생회장끼리 겨루는 줄다리기에 앞서, 사회자가 “이길 자신이 있습니까?” 물었을 때, 저쪽 학교의 학생회장은 얼른 대답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데, 우리 학생회장 장민혁 군은 큰소리로 “예, 자신 있습니다!”고 말하는 것이 정말 씩씩하고 패기 있어 보였다.

이어서 열 명의 학생들이 함께 뛰는 단체줄넘기 경기가 있었다. 먼저 5분간의 연습 시간을 주고 경기에 들어가는데, 나는 우리가 불리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연습하는 것을 보니, 저쪽 학생들은 미리 준비라도 하고 온 듯 손발이 척척 맞는데, 우리는 고작 두세 번 만에 번번이 줄에 걸려버리지 않는가.

그런데 이게 또 웬일인가!

정작 실전에 들어가서는 우리 학생들이 호흡을 잘 맞추어 스무 개 이상을 뛰어버리는 것이었다. 저쪽 학교는 연습 때는 잘 했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열두 개가 고작이었는데, 우리 아이들은 실전에서 놀라운 단결심을 발휘한 것이다.

저녁의 장기자랑 시간에 나는 다시 한 번 놀랐다. 두 학교의 학생들이 번갈아 무대에 올라가 노래와 율동을 선보이는데, 우리 학생들은 조금도 위축되는 법이 없었다. 육지에 비해 문화적인 혜택을 많이 받지 못하는 형편이라 춤도 서투르고 노래 실력도 뒤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천만의 말씀이었다. 언제 배우고 익혔는지 한껏 끼와 재능을 발휘하는 것이었다.

“여러분! 정말 멋졌어요. 이번에 안좌인의 엄청난 저력을 보았어요.”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나는 마이크를 잡고 아이들에게 많은 칭찬을 해주었다. 학생회장에게도 학교의 대표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치하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세상 일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지요. 자신감을 가지고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지만 ‘잘 될까?’하고 자신감을 잃어버리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거예요. 여러분은 앞으로 큰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그 날 이후로 나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도대체 우리 안좌 아이들의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아직 뾰족한 답을 얻지 못했지만 내 나름대로 섬 주민들의 강한 생활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오랜 세월 거친 파도와 싸우면서 길러진 강인한 정신력이 아이들의 핏속에 흐르는 것이 아닐까? 고난에 굴하지 않고 악착같이 맞서 싸우는 힘! 그렇다면 이게 비단 안좌인에게만 있겠는가.
 
천 네 개의 섬 곳곳에서 파도를 헤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품고 있는 굳센 삶의 의지, 이것이 바로 신안인의 저력이 아니겠는가!
 
▲ 장병호 신안 안좌중학교 교장     ©신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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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좌중 교장으로서 앞으로의 교육방향을 소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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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10/14 [15:36]  최종편집: ⓒ 신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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