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달 29일 미국산(美國産) 쇠고기의 새 수입조건(輸入條件)을 지난 3일자로 고시, 발효(發效)한다고 발표하였으나, 이후 국민의 들끓는 여론(輿論)에 굴복(屈伏)한 나머지 관보게재(官報揭載)를 유보(留保)함으로써 작년 10월초 검역(檢疫)이 중단됐던 미국 쇠고기 수입이 재개(再開)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미국산 뼈있는 쇠고기의 수입(輸入) 고시를 통해 ‘쇠고기 정국’을 정면 돌파(突破)하려던 MB정권이 이를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전국으로 확산(擴散)될 기미(幾微)를 보이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형국(形局)이다. 정권을 인수(引受)한지 불과 3개월만에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는 지경(地境)에 이르고, ‘미국 쇠고기 고시(告示)’를 강행(强行)하면서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이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우선 사과(謝過)부터하는 진풍경(珍風景)은 국민들을 어리둥절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대통령과 부시대통령의 한ㆍ미정상회담을 불과 수시간 앞두고 전격(電擊) 합의된 미국산 쇠고기수입 협상 발표는 한ㆍ미 FTA 비준(批准)을 앞두고 가뜩이나 불안한 축산농가(畜産農家)와 영농인(營農人)들의 가슴에 대못질을 한 것에 진배없다. 졸속협상(拙速協商)을 스스로 인정한 정부는 물밑 대화를 통해 협상본문 5조의 수정(修整)과 부칙(附則) 신설 등으로 땜질식 처방(處方)을 내놓는가 하면 송아지 가격이 기준가격 이하로 떨어질 경우 차액(差額)을 보조해 주는(송아지 생산안정 제도) 등 품질고급화 장려금(獎勵金) 지원을 약속하면서 축산농가와 국민 설득(說得)을 위한 미봉책(彌縫策)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나, 차갑게 식어버린 정부에 대한 불신(不信)의 골을 메우기에는 역부족(力不足)으로 보인다.
| ▲ 전남도의회 미 쇠고기수입 중단 촉구 기자회견 © 편집국 | | 야당(野黨)은 또 어떤가. ‘고시 무효화(無效化) 총력투쟁’을 다짐하는가 하면 촛불집회 참여 등 장외투쟁(場外鬪爭)을 본격화하고 있다. 초보정권(初步政權)의 설익은 ‘헛발질 정책’을 나무라기에 앞서 국회(國會)가 무엇을 해야할지. 야당이 어떤 대안(代案)으로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 줄 것인지 진지한 고민(苦悶)은 뒷전인 것으로 보인다. 쇠고기 해법(解法)을 오직 전면적 거리투쟁을 통해 풀어 갈 경우 결코 성숙(成熟)한 대안정당으로 자리매김될 수 없으며, 작금의 정국혼돈(政局混沌)의 책임 소재에 야당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명심(銘心)해야 한다. 필자(筆者)가 소속된 전남도의회도 이대로는 안된다는 인식을 공유(共有)하고 2일 의원총회(議員總會)를 열어 축산농가(畜産農家)와 먹거리 걱정으로 고통받는 국민과 함께 행동 할 것을 결의(決議)하였다. 나아가 정부와 정치권(政治權)에 도의회 차원의 결연(決然)한 의지를 보여주기위해 청와대(靑瓦臺)와 가까운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삭발(削髮) 집회를 강행하였다. 도의회(道議會)가 도민의 대의기관(代議機關)으로서 도민(道民)의 목소리를 대변(代辯)함은 물론 대정부(對政府) 투쟁의 수위(水位)를 높여 나갈 것이다. 지난 정권(政權)은 ‘잃어버린 10년’이었다고 비아냥대며 정권을 인수(引受)한지 불과 3개월여만의 민심이반(民心離反)에 한나라당과 MB정권이 휘청거리고 있다. 정권 초대(初代) 강부자(강남부자)내각 구성부터 벌어진 국민감정(國民感情)의 골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波動)으로 그 정점(頂點)을 향해 치닫고 있다. 재벌(財閥)그룹 CEO출신 MB정권에 걸었던 기대감(期待感)만큼이나 무너져 내리는 지지층(支持層)의 박탈감(剝奪感)을 떠나 무더운 여름 한줄기 소나기같은 해법은 없는 것인지 역대(歷代) 최대표차(最大票差)로 대권(大權) 당선을 자축(自祝)한 이명박정부의 결자해지(結者解之)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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