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세사랑병원 박영식원장

 
입영통지서를 받은 대학 새내기 김기찬(20)군은 최근 십자인대파열로 군대 입대를 면제받았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축구동아리에서 활동할 정도로 ‘축구 마니아’였던 김군은 얼마 전 근처 학교 친구들과 축구 시합을 겨뤘다가 다리를 심하게 접질러 넘어졌고 ‘뚝’하는 소리와 함께 무릎부위가 심하게 당기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경기 중 흔히 발생하는 작은 부상이라 생각해 소염제 등으로 단순히 치료를 했지만 그 후, 무릎이 뒤틀리는 듯한 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고 전방십자인대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은 뒤, 현재 ‘인대재건술’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일, 병무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십자인대파열과 같은 인대 손상으로 인해 병역 면제 사례가 최근 5년 동안 2753명으로 집계되며 면제 사유 중 1위를 기록했다. 십자인대는 무릎관절 속에 있는 인대를 말하는데 다리와 무릎이 흔들리지 않도록 십자 모양으로 엇갈려 있다. 그 중 전방십자인대는 종아리뼈의 앞뒤이동을 방지하고 무릎관절이 뒤로 꺾이거나 회전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이 부위가 파열된 상태에서 오랜 시간 방치할 경우 관절의 비정상적인 돌출에 의해 반월상연골판이 파열되고, 관절연골 마저 훼손되어 연령에 상관없이 퇴행성 관절염을 불러오기도 한다. 

 전방십자인대파열은 앞서 살펴본 김군의 사례처럼 축구, 농구, 아이스하키와 같은 많이 뛰면서도 사람 간의 충돌이 잦거나 단시간에 방향을 자주 바꿔야 하는 운동을 할 때 발생하게 된다. 최근에는 레저 인구의 증가로 스키, 인라인, 산악자전거를 타다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을 만큼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다. 만약 운동 중 무릎 관절이 붓고 통증이 심해 걷기조차 힘들다면 십자인대파열을 의심하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단순 타박상으로 오해해서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붓고 발을 딛기가 힘들며 무릎을 구부렸다 피기 힘들어지면 무릎관절 속에 피가 고인 것일 수도 있으니 더 늦기 전에 병원부터 빨리 찾아야 한다.

사무직이나 운동량이 많지 않은 사람은 십자인대 손상이 발생해도 손상부위가 적어 보조기 착용과 재활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젊고 활동적인 연령층은 그동안 무릎의 십자인대 부위를 격렬히 사용해왔기에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간단한 ‘십자인대재건술’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인대를 다시 만들어 넣어주는 치료방법으로, 관절내시경을 통해 진행하게 된다. 무릎에 약 8~10mm의 작은 구멍을 뚫어 관절내시경을 삽입해 힘줄을 고정시킴으로써 파열된 전방십자인대를 재건하는 방법으로 손상된 인대 대신 삽입되는 인대는 허벅지 안쪽에 있는 심줄이나 무릎 앞쪽에 있는 슬개건, 또는 타인의 심줄로 교체할 수도 있다. 수술 후에는 2-3일 정도의 입원을 요하며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 또한 시술 결과도 만족할 만하여 축구나 농구 등의 격렬한 운동을 제외하고는 웬만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도움말_ 박영식(연세사랑병원[강북점] 관절내시경센터 원장)